Jazz·Blues

'Tetsuo Sakurai' - [ Gentle Heart Tour 2004 ]

음악은 나의삶 2009. 7. 30. 01:20



 
 
 
 
2004년 투어 수기
 
정말 인생은 재미있다. 처음으로 데니스 체임버스의 드럼연주를 들었을때, "같은 인간 중에도 이런 사람이 다 있구나"하고 연주와는 별도의 차원으로 연주자 그 자체에 감동했던 기억이 있다. 그렉 하우의 기타를 들었을 때도 그 같은 특별한 인상이 있었다. 뛰어난 기술과 센스와 함께 전해져 오는 그것은 마음을 울리는 정열이었다. 그때까지 많은 음악에 감동 받아 왔지만, 그들의 경우에는 특히 혈액과 온도까지 전해져 온다고 할까, 아니면 근육과 땀이 눈에 보인다고 할까, 감성이 마음을 울리면 뇌가 움직여 혈액을 순환시키고, 근육을 운직여 땀이 나는 것과 같은 생생한 체온이 전해져 오는 것이다. 그러한 그들의 아성에 정말 대단하다라는 생각을 해왔고, 이러한 사람들과 연주를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즐거울까라는 꿈을 꾸어 왔다. 그리고 이렇게 현실이 되었다. 그러부터 그들과 만나서 나의 생각을 전하고, 동의를 받아 앨범을 만들고, 지금의 콘서트 투어가 실현되기까지 10년이 걸렸을까. 기다리던 꿈이 이루어지는 시기는 참 알기 힘든 일이다.
 
2003년 말, 내년에는 투어를 꼭 하고 싶다는 희망을 멤버들에게 전했더니. O.K라는 답이 왔다. ! 그래 좋아, 투어를 해보자! 공연의 예약을 시작해서 최종 일정이 결정되기까지 7개월. 예정이 최종적으로 결정되지 않고 3월과 5월로 연기되었기 때문이다. 만약 취소 되면 그때까지의 모든 일들은 출발점으로 돌아가게 된다. 납득이 가는 일도 있었지만, 되지 않는 일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일로 싸우면 목적을 달성시킬 수 없다. 처음 한걸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동시에 아티스트와의 계약도 진행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영어로 그들의 매니저와 연락을 주고 받는 것 역시 하나의 일. 이쪽에서 일정이 두 번 세 번 바뀐다 하더라도 저쪽에서는 아무 상관이 없다. 하지만 미국인 매니저는 계약서 체결에 대해 상당한 압력을가해온다. 5월에 투어가 캔슬되었을 때는 정말 최악이었다. 새로운 일정이 정해지지 않는다면, 계약서는 완성시킬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영문 계약서작성, 초청수속 준비, 방송기재의 수배 그리고 투어 일정의 세세한 결정 등 내가 뮤지션의 본분으로 돌아오게 된 것은 그들이 일본을 방문하여 리허설이 시작되기 바로 직전이었다.
 
2004년 8월25일, 데니스와 그렉이 나리타 공항에 도착했다. 두 사람의 얼굴을 보게 되니 일단 안심이다. 자아, 드디어 시작이다! 내일부터 2일간의 리허설이 시작되어 마지막날인 9월10일의 한국의 재즈 페스티벌을 마지막으로 끝까지 모든일이 순조롭게 진행되길 바란다. 리허설은 점심쯤 시작이다. 급하게 참가하게 된 디멘션의 키보드 연주자 오노주카 아키라도 준비가 힘들 것이다. 대부분의 곡을 처음 접한 뿐 아니라, 그렉의 곡은악보도 없다. 사실 데니스도 그렉도 악보를 사용하지 않는다. 기재 체크만으로도 시간이 제법 걸리는 것 같다. 튜닝이 끝나고, 드디어 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와우!! 몇 번이나 사용한 스튜디오인데도 울림이 전혀 틀리다. 데니스는 리허설임에도 첫 곡부터 파워를 내고 있다. DVD용의 카메라가 돌고 있기 때문인가? 그렉은 마이페이스. 갑자기 그렉이 들고 온 디스토션이 망가져 렌탈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오 마이 갓, 이게 아니면 난 연주 못해!!!" 라고 말했으면서, 빌려온 것을 사용하더니, "믿을 수 없어, 이건 정말 최고의 음이야!" 라고 말했던가.
 
 아무튼 2일간의 토쿄 리허설도 무사히 끝나고, 내일은 현지 리허설, 투어 첫날은 홋카이도, 갑작스런 야외 재즈 페스티벌이다. 그렉은 오랜만의 스테이지인 듯 즐거워 보인다. 데니스도 충분히 즐기고 있다는 느낌이다. 오노주카는 이번 공연의 서포트이긴 하지만 전혀 뒤쳐지는 느낌은 없다. 베이스를 야마하와 포데라 중 어느 쪽으로 사용할까 계속 고민해왔었는데, 이번에는 모두의 의견을 참고하여, 포데라로 결정했다. 내일은 센다이. 드럼세트가 바뀐다. 홋카이도는 A, 센다이는 B, 그 외 공연에는 메인인 C세트이다. 스케줄을 조정해야 할 경우, 방송기재를 실은 차를 알아보는 일은 오사카에서만 가능하다. 센다이의 공연에서 팬들은 정말 대단했다. 대부분의팬들이 악기 마니아였는지 무르익은 분위기가 대단했다. 31일 . 드디어 이동하는 날이 왔다. 이번 17일의 투어 중 완전한 휴일은 없다. 한국으로의 이동일을 포함해 3번의 이동이 있을 뿐이다. 이건 도대체 무슨스케줄인거야? 누가 정한 거야? 사실은 나다(웃음). 전날 밤 대형태풍이 큐슈를 통과. 내일은 혼슈로 북상할 예정이라고 한다. 오사카에 도착하지 못하면 그 이후 한국으로 동행할 방송기재를 실은 차와는 합류할 수가 없다. 이 날 오사카에 갈 수 있을까 없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불안한 하룻밤을 보냈다. 일기예보로는 태풍과 항로가 정면충돌하는 듯이 보였지만, 아래 위로 빠져나갔는지, 무사하게 공항에 도착했다. 좋아! 그렉이 좋아하는 스시라도 먹으러 가자며 권해보았지만. "오늘은 이만 됐어"라는 대답으로, 전원 휴식이다. 9월1일의 오사카 공연은 신선한 에너지가 넘치는 무대였다. 그리고 나고야 공연도 좋은 느낌. 이봐! 우리 밴드로서 진화하고 있어!! 공연후, 스태프를 포함한 전ㅇ뤈이 맛있는 나고야 음식점에서 한잔. 건배! 내일부터는 CD&DVD 녹음이 시작된다. 두 번째의 이동으로 일본인 팀은 드디어 자택으로 귀환하게 되었다. 내일부터는 레코딩 개시이다.
 
4일 요코하마의 콘서트 장에는 CD&DVD 녹음 음향스텝 이외에 DVD용 조명, 영상 스텝들이 와있어 떠들썩했다. 힘내자고! 1st stage- 역시 녹음하고 있으면 연주 분위기가 변한다. 어느 정도의 긴장이 몸을 흥분시키는 것일까. 아니면 미묘한 밸런스를 모두가 동물적인 감성으로 알고 있었을까. 2nd stage에서는 하이 텐션이 끊임없이 지속되었다. 이 CD에서의 연주는 이번 스테이지에서 녹음한 것이 대부분이다 .DVD의 연주보다 전체적으로 빠르며, 연주후의 리얼한 인터뷰가 DVD에 수록되어있다. 그리고 보람된 땀이 있다! 다음날 5일 14시. 리허설에서의 DVD녹화 수록 개시이다. 전날의 느낌이 남아 있어서일까. 리허설에서 모두의 웃는 얼굴이 인상적이다. 함께 한 두번의 연주는 훌륭했고, DVD는 이날의 베스트 셀렉션이 되었다. 6일 드디어 도쿄다. 4일부터의 긴장감이 지속되고 있고, 여러 명의 취재진도 우리를 쉬게 해주지 않는데 오늘도 역시 DVD녹화다. 마치 아이돌 밴드 같다. 하지만 고향인 도쿄에서 우리 밴드의 스테이지가 가능한 것은 정말 기쁜 일이다. 공연 후, 몸은 아주 피곤하지만, 모든 녹음이 완료되었다. 만세!!! 하지만 쉴 수는 없다. 내일은 비행기도 이동하여 후쿠이에서의 공연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기예보에서는 지난 번 보다 더 큰 대형태풍이 목적지를 노리고 있다고 한다. 음향의 켄켄씨로부터 '나는 오전 중에 기차로 변경해서 일찌감치 콘서트 자으로 갑니다.' 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멤버들도 그런 안전한 방법을 택할 것인지 예정대로 갈 것인지를 판단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예정된 비행기는 점심쯤 출발하니, 육로로 가는 것보다 3시간 이상 많은 수면을 취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의 멤버들에게는 작지만 많은 휴양이 필요한 시기. 지난 번처럼 무사히 도착하면 아무 문제는 없을 듯하다. 7일 태풍은 미묘하게 움직이고 있었지만, 비행기의 결항 예정은 없어 보였다. 결국 나는 멤버들을 조금이라도 쉬게 하자는 마음에 현지에 연락하고 예정대로 비행기로 가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하네다에서 오마츠로 향하는 비행기는 난코스인 것 같다. "자, 스케줄 때문에 한국에 갈 수 없는 오노즈카 군의 마지막 공연이기도 하니 힘내자!" 드디어 오마츠 공항에 착륙한다는 안내방송. 제법 흔들린다. 비도 내리지 않는데 설마 괜찮겠지. 활주로가 눈에 들어왔다. 엄청나게 흔들린다. 마치 레일 없는 제트코스터 같다. 착륙직전, 비행기는 머리를 들어 재상승한다. 아직 흔들리고 있다. 바람이 많이 불어 착륙할 수 없다는 기내방송이 나온다. 잠깐 상공에서바람이 멈추기를 기다려보기로 한 뒤 몇 분, 다시 한번 도전한다. 좀 전보다 더욱 심하다. 너무 흔들려서 기분까지 나빠지려 한다. 바람이 너무 세서 절대 무리라고 생각했다. 착륙이 불가능해서 하네다 공항으로 돌아 간다라고 하는 방송이 나온다. 이런, 어쩌지! 어쩔 수없이 하네다로 돌아가서 후쿠이의 콘서트 장에는 공연연기를 부탁하고, 다음날 세미나 라이브 공연장이 있는 나고야로 출발했다. 후쿠이의팬 여러분, 정말 죄송합니다. 그리고 오노즈카도 수고 많았습니다.
 
 나고야에서의 세미나 라이브도 끝이 나고, 일행은 한국으로 향한다. 여기서부터는 멤버 3명 스태프2명의 이동이다. 한국의 자라섬 째즈 페스티벌은 티켓의 수배까지 우리가 하고 있어, 아슬아슬하기까지 하다. 현지에서, 코디네이터가 이것저것 설명해준다. "죄송합니다. 공항에서 호텔까지는 2시간 정도 걸립니다." 정말 좋은 사람인 것 같다. 그런데, 왜 콘서트장까지 2시간이나 걸리는 장소에 호텔을 준비한 거지? "리허설ㅇ른 점심 지나서부터이며 본 방송은 밤11시정도 입니다."왜 그렇게 시간이 비는 거지? "당신들이 메인 이기 때문에" 기다리는 동안 우린 어디에 있어? "텐트가 있습니다. " 어? 계속 거기서 머무는 건가!? 흠. 한번 즐겨보자고! 마지막 공연을 향해 안녕!!
 
사쿠라이 테츠오